맥주잔을 든 사람들로 붐비는 축제 텐트 내부
※ 실제 행사 사진이 아니라 주제를 환기하는 대표 이미지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이는 축제 중 하나인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매년 9월 말~10월 초 약 2주간 600만 명 이상을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 광장으로 불러 모은다. 2025년에는 650만 명이 찾았고 맥주 650만 리터가 소비됐다(주최 측 집계). 이 정도 밀도의 인파를 매년 사고 없이 치러 내는 힘은 흥이 아니라 문서로 관리되는 운영 체계에서 나온다.

재미가 아니라 '안전 콘셉트'가 축제를 지탱한다

옥토버페스트의 핵심은 독일어로 '지허하이츠콘첸트(Sicherheitskonzept)', 즉 문서화된 안전 콘셉트다. 2016년 이후 강화된 이 체계는 축제장 전체를 울타리로 두르고, 모든 입구에서 보안요원과 경찰이 소지품을 검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주요 통제 항목은 이렇다.

  • 가방 크기 제한 — 3리터를 넘는 가방과 유리병 반입 금지. 대형 배낭·캐리어를 원천 차단해 검색 시간과 위험을 함께 줄인다.
  • 위험물 반입 금지 — 칼·스프레이·공구 등 '흉기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광범위하게 금지 목록으로 규정.
  • 입구 금속탐지 — 약 1,500명의 입구 안내·검문 인력이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갖춘다.
  • 상공·드론 통제 — 축제장 반경 5.5km 상공을 비행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드론을 막는다.
  • 감시·방송 인프라 — 50대 이상의 카메라가 광장 전역을 살피고, 전 구역에 닿는 확성 방송 시스템으로 유사시 즉시 안내한다.
  • 경찰 배치 — 약 600명의 경찰이 축제장을, 추가 200명이 인근 지하철·전철역을 순찰한다.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것이 개별 담당자의 감(感)이 아니라 하나의 문서화된 콘셉트로 묶여 매년 갱신·공개된다는 것이다. 무엇을 막고, 누가 어디에 서고, 위기 시 어떻게 알리는지가 미리 정해져 있다.

'사고 없이 끝내는 것'이 곧 지역경제를 지키는 일

옥토버페스트가 안전에 이만큼 투자하는 이유는 단지 인명 때문만이 아니다. 이 축제는 뮌헨 경제의 엔진이기 때문이다. 여러 추산에 따르면 옥토버페스트는 매년 뮌헨 지역경제에 약 12억5천만~15억 유로 규모의 파급효과를 낳고, 뮌헨 연간 관광 수입의 약 20%가 이 2주에 압축돼 발생한다. 2025년 기준 1만2천~1만3천 개의 계절 일자리가 이 기간에 만들어졌다.

그런데 2025년 축제는 하루 폐쇄를 겪었다. 축제 기간 중 뮌헨에서 발생한 폭발물 위협으로 10월 1일 축제장이 일시 폐쇄됐고, 그날의 매출·관광이 통째로 흔들렸다. 안전 사고 하나가 곧바로 지역경제 손실로 직결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 장면이다. 안전 콘셉트는 비용이 아니라, 12억 유로짜리 지역경제를 지키는 보험인 셈이다.

구분흔한 접근옥토버페스트
안전 관리담당자 경험·현장 재량문서화된 '안전 콘셉트'(매년 갱신·공개)
입장 통제필요시 부분 검색울타리+전 입구 검색+가방 3L 제한+금속탐지
위기 대응사고 후 대응카메라·확성방송·경찰 배치의 사전 설계
안전의 의미지출 항목지역경제(연 관광수입 20%)를 지키는 투자

한국 축제 현장에 주는 함의 — 옥토버페스트의 교훈은 '경찰을 더 부르라'가 아니라 '안전을 문서로 설계하라'는 것이다. 첫째, 인파가 몰리는 축제라면 입장 동선·소지품 기준·금지물품·위기 시 방송·인력 배치를 담당자 머릿속이 아니라 하나의 안전관리계획서(콘셉트)로 문서화하고 매년 갱신하라. 우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도 다중운집 축제에 안전관리계획 수립을 요구하지만, 실무에서는 형식적 서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 옥토버페스트처럼 '실제로 작동하는 운영 문서'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둘째, 가방 크기 제한·단일 검색 동선처럼 '입구에서 위험의 총량을 줄이는' 설계는 인력을 늘리지 않고도 안전을 높인다. 셋째, 안전 예산을 '아까운 비용'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지키는 보험으로 재정의하라. 사고 하루가 축제 전체와 그 지역의 한 해 장사를 무너뜨릴 수 있다. '사고 없이 시즌을 끝내는 운영'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경제효과다.

출처